-한적·강원도, DMZ 평화문광장서 식목 행사 실시
"나무 심고 꽃 가꾸는 걸 좋아해요. 살구나무들도 잘 자라겠죠."
두 번의 지뢰 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고 오른쪽 어깨에 파편을 박은 채 살아가는 박영준(49·강원도 철원군 김화읍)씨는 3일 대한적십자사(한적)와 강원도가 주최한
비무장지대(DMZ) '평화·생명·미래의 숲' 식목행사에 2년째 참가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지금 사는 마을 뒷산에 땔감을 구하러 갔다가 밟은 발목지뢰는 그의 왼쪽 다리를 앗아갔고 지체장애 4급 판정을 남겼다.
지뢰가 그에게 두 번째 상처를 남긴 것은 22살 되던 해 지인들과 인근 산에 올랐을 때. 이번엔 지인이 밟은 지뢰 파편이 그의 어깨에 박혔다.
두 차례의 사고 이후 결혼도 하지 않고 혼자 살아왔다는 그는 멀리 북한 땅이 보이는 철원군 DMZ 평화문광장 인근에 묵묵히 살구나무 여섯 그루를 심고 나서 "내
년에도 나무를 심으러 오겠다"는 짤막한 '소감'을 남겼다.
박씨처럼 사연 있는 사람들만 이날 행사장을 찾은 건 아니었다.
철원군 최전방 일반전초(GOP)에서 경계근무를 선지 갓 3개월이 된 전북 익산 출신의 6사단 소속 김원빈(21) 이병은 "조국과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는데 뜻깊은 장소
에서 뜻깊은 행사에 참여하게 돼 근무에 더 자부심을 느낄 것 같다"고 말했다.
한적 청소년적십자(RCY) 단원인 전주대 3학년 송유나(22·여)씨는 북한에서 생활을 하는 또래 친구들에게 "꼭 만나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한적과 강원도가 2013년 DMZ 60주년·RCY 60주년을 맞아 시작해 올해로 3년째를 맞는 식목행사에는 이처럼 전쟁의 상처를 간직한 사람, 분단의 현실을 몸소 겪어낸
군인, 통일을 간절히 바라는 국민 등 500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식목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한 1946년을 기념해 자작나무, 상수리나무, 박태기나무, 느티나무, 산벚나무 등의 묘목 1천946 그루를 심었다.
김성주 한적 총재는 기념사에서 "북한의 거의 모든 산이 민둥산이 되어서 지하수가 오염되고 많은 북한 주민이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해서 고통을 받고 있다는 이
야기를 들었다"며 "조만간 철원 숲이 북한에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철원의 뜻은 쇠벌, 서라벌이라는 것으로 서울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면서 "머지않은 장래에 철원이 통일 한국의 수도가 될 것이라는 염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와 최 지사는 나무심기에 앞서 참가자들과 함께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소원 카드를 적어 타임캡슐에 넣고 묘목이 심길 언덕에 함께 묻었다.
타임캡슐의 개봉은 남북통일이 이뤄지는 '그날'로 설정됐다.
(철원=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oh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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