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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이야기

가드닝(Gardening)은 예술이다

 

정원들은 대부분 권력이나 이상향과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졌다. 이집트의 정원은 종자 수집 목적 외에 감상을 위해 조성됐고, 그리스와 로마의 정원은 신화를 바탕으로 한 일종의 도원경을 재현하기도 했다.

이슬람과 중세의 정원은 경전에서 묘사하는 천국의 이미지를 정원에 투사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정원들은 신화를 직접적으로 재현하고 있다. 낙원 이미지를 투사한 정원들은 경전과 같은 이상향의 재현수단이자 감상의 대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유럽의 커다란 성이나 수도권에서 정원사들이 빈 공간에 나무와 화초를 심기 시작한 것도 조경 발전에 일조했다. 이후 농가에서도 소규모 정원을 만면서 특정 계층의 소유물이란 인식에 변화가 생기게 된다. 이후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정원도 본격적으로 일반화, 대중화된다. 19세기 후반부터는 각 나라별로 조경 박람회가 개최되는 등 규모와 범위가 날로 커지고 있다. 조경 박람회는 조경 붐 조성에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자연을 극복해야 했던 이전과는 달리 지배의 대상이 되면서 자연에서 미를 눈앞에서 감상하고자 하는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

도시에 공원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은 산업혁명 이후의 일이다. 산업혁명 과정에서 도시 공기가 오염되면서 시민들이 건강이 악화되고 노동력 확보에 문제가 발생하자 정부와 자본가들이 대규모 정원을 시민들에게 개방해 깨끗한 공기 속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 근대적인 도시공원의 시초다.

정원은 기하학적인 형태부터 불규칙한 자유형태까지 다양하지만 무엇보다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정원은 인공적인 건축공간에 자유곡선 형태의 식물을 배치해 디자인하게 된다. 식물을 식재하게 되면 건물의 딱딱함을 완화시켜주고 분위기를 한결 부드럽게 해준다.

그러나 지나치게 다양한 형태의 정원 요소들과 식물의 혼재는 오히려 무질서라는 역효과를 나타낸다. 따라서 건축물 및 주변 환경과의 조화와 통일성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식물을 식재할 때도 색 대비, 높낮이, 넓이 등 생태환경에 맞게 배치를 해야 한다. 식물 식재 시 보다 환한 실내 환경 조성을 위해 같은 녹색이라도 명도가 높은 밝은 녹색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질감은 정원 공간의 분위기를 좌우한다. 잎이 작고 고운 질감의 수종으로 조성된 정원은 차분하면서도 안정된 분위기를 자아내고, 반대로 잎이 크고 거친 질감의 수종으로 조성된 정원은 동적이면서 활기찬 느낌을 준다.

지나치게 여러 종류의 구성요소가 혼재되면 다양성은 높아지지만 시각적 혼란스러움으로 산만한 공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건축공간과 어울리게 다양성을 낮추는 대신 단순함을 강조해 간결한 이미지를 연출하는 게 바람직하다.

조형물이 강조된 공간의 경우 정원을 단순하게 조성해 상대적으로 조형물을 돋보이게 하는 게 좋다. 반대로 식물의 다양성이 높은 정원에서는 시설물의 형태나 색채를 단순화시키고 종류와 수량을 제한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다.

결론적으로 식물의 형태, 색채, 질감 등을 고려하면서 균형과 조화, 비례, 강조, 대비 등을 통해 정원을 디자인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같은 실내 공간에서도 공간 성격에 따라 다른 디자인을 적용해야 한다.

사무실 휴게공간은 사람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면서 동시에 시각적인 초점의 대상이 되기에 킹벤자민, 고무나무, 비로야자, 휘닉스 야자 등 수형이 아래로 향하는 수종을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다.

수형이 아래로 흐르는 식물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함과 여유를 느끼게 해준다. 또 휴게 및 만남의 기능을 가진 공간은 머무는 시간이 길고 실내정원을 감상하는 시간과 여유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수종과 경관을 고려해 정원 분위기를 연출해야 한다.

백화점 등 상업공간의 경우 대부분의 업체가 상품을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매장 내부에 흰색이나 미색계통을 많이 사용한다. 따라서 진열된 상품을 최대한 노출시키면서도 매장 내부를 고급스럽게 연출하는 조경 디자인을 적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