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 공간에도 나무를 심으세요”
얼마전 서울시가 밝힌 ‘생태면적률’ 기준 개선 내용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을 추진할 때 적용하는 ‘생태면적률’ 기준을 현실에 맞게 개선하기로 했다는 것인데요. 요지는 앞으로 건물을 지을 때 나무를 심거나 조경을 하면 생태면적 기준 완화 적용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을 추진할 때 적용하는 ‘생태면적률’ 기준을 현실에 맞게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생태면적률이란 건축대상지의 면적 중 자연순환 기능을 가진 토양면적 비율을 수치화 한 것으로, 자연·인공지반녹지, 벽면녹화, 수공간, 옥상녹화, 투수성 보도블록 등이 해당됩니다. 생태면적률은 과밀개발로 인한 도시열섬화 현상·대기오염·지하수 고갈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바닥면 포장유형 면적으로만 생태면적률을 계산했습니다. 예를 들면 생태면적률 100㎡를 확보해야 한다면 100㎡ 바닥을 전부 자연순환 토양으로 채워야 했습니다. 전용주거·일반주거지역의 경우 30% 이상 확보해야 합니다.
그러나 내용이 달라졌습니다. 앞으로는 녹지를 조성하는 수목의 종류별 높이와 직경 등을 기준으로 입체적으로 녹지용적을 평가해 가중치를 적용하게 됩니다.
잔디 대신 나무를 심거나 조경, 식재 공사 등을 하면 ,확보해야 하는 생태면적 기준이 완화되는 셈입니다. 따라서 나무와 조경을 하게 되면 그만큼 건물 사용면적이 늘어나고 건물의 재산가치가 높아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나무 식재 등 조경면적을 생태면적에 포함시켰다는 것입니다.
옥상조경을 하거나 벽면녹화를 할 경우에도 혜택이 적용됩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동안 서울시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던 옥상조경에 대해서도 혜택을 주겠다는 것입니다. 이 뿐이 아닙니다. 벽면조경도 생태면적에 포함을 시켰습니다. 따라서 벽면조경을 하면, 생태면적 적용 외에 더 건물을 예쁘고 품격있게 꾸밀 수 있는 또하나의 장점이 생긴 것입니다.
서울시는 무분별한 포장을 억제하고 도심 녹지를 확보하기 위해 2004년 전국 최초로 생태면적률을 도입했습니다. 그러나 생태면적률이 일부 지역에선 단순 규제로 인식되는데다 관련 기술이 발전하고 있어 현실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돼 왔었습니다.
요즘에는 지상에 차가 없는 아파트 단지 들이 많습니다. 상가를 제외한 모든 주차장이 100% 지하에 설치되고 있고, 단지 내 조경비율은 48% 수준까지 올라가 있습니다.
녹지공간이 넉넉한 아파트들이 제 몸값을 받고 있는 추세입니다.
‘수원 화서 블루밍 푸른 숲’ 아파트는 산자락에 위치해 필연적으로 생긴 경사면을 3개의 데크로 설계해 경사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자연스런 단지를 형성했습니다.
이 아파트에는 풍부한 조경공간과 수변공간이 없는 다른 아파트 입주민들이 이 곳으로 산책을 올 정도라고 합니다. 자연을 벗삼은 숲속 타운하우스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고, 산으로 연결되는 산책로 등으로 인해 단지 전체가 공원 같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바쁜 업무와 일상으로 주변을 둘러볼 일이 별로 없지만 가끔 주위를 살펴보면 서울 시내 가로변 주변, 특히 아파트 단지 내에 소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다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는 건설사들의 아파트 녹지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고, 아파트 부지의 법정 조경비율이 30% 미만에서 50%까지 늘렸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전체 공사비 중 조경수 구입비용이 2∼3%를 차지할 정도입니다. 잘 가꾸어진 아파트의 조경은 그만큼 아파트의 품격을 높여주고 분양가도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은 이미 일반화돼 있습니다.
경기 화성 동탄의 ‘우미린’ 아파트에 들어간 조경비용은 100억 원이라고 합니다. 고양식사지구 ‘일산자이 위시티’에는 그루당 수천만 원짜리 명품 소나무 2000여 그루가 심어져 있습니다.
이로 인해 단지 전체 조경 비용도 당초보다 두 배 늘어난 600억 원이 됐다고 합니다.
경기 용인 래미안 스트팰리스도 단지 조경에만 100억 원 이상을 투입했습니다. 서울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에 식재돼 있는 느티나무는 수령이 1000년으로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경북 고령에서 10억 원을 주고 구입했습니다. 이 고령 느티나무 덕에 아파트 인지도는 급상승했습니다.
너무 거창한 얘기를 했습니다. 단번에 건물 가치가 올라가는 것만 부각을 시켰는데요. 아주 사소하게 들릴 지 모르지만, 작은 자투리 땅을 활용해 화초나 나무를 식재할 경우, 당장 재산적 가치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겠지요. 그러나 조경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텃밭, 미니 정원이 갖춰져 있는 건물이나 주택들이 각광을 받을 것입니다.
그만큼 사회 생활이 각박해지면서 작은 화단을 갖고 싶어하는 욕구가 높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똑같이 지은 건물이 있다고 했을 때, 조금이라도 정성이 들어간 화단이 있는 집이 가치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