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소개/탐방

500년을 자라온 숲, 광릉국립수목원-산림 7월호

나무부자마음부자 2013. 8. 1. 19:35

전나무숲전나무숲  

 

 

 

 

 

 

글·사진 _ 유호종  (사진가)

국립수목원이 있는 광릉숲은 540여 년 역사를 간직한 곳으로, 오랜 세월 온전히 보전됐다. 1468년 세조가 승하하자 왕릉을 조성한 뒤 주변 숲을 왕릉의 부속림으로 지정하면서 사람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고, 벌채가 금해졌다. 풀 한 포기 뽑는 것조차 금지시켰던 세조의 어명은 지금까지 이어져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 등 수많은 역사의 참화 속에서도 지켜져 놀라울 정도로 온전한 자연의 모습 그대로 보존되었다. 광릉숲이 오랜 세월 유지된 이유다.

 




싱그러운 나뭇잎싱그러운 나뭇잎광릉숲은 540여 년간 훼손되지 않고 잘 보전되어 전 세계적으로 온대 북부지역에서도 찾기 힘든 서어나무, 갈참나무, 신갈나무, 졸참나무 등이 주요 수종으로 구성된 온대활엽수 극상림을 이루고 있는 학술적, 생태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숲이다. 광릉과 국립수목원은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거대한 크기의 원시 자연 공간이다. 전시 수목원의 중심은 광장과 낮은 동산이 있는 관상식물원으로, 그 주변에 2,800여 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는 관목원, 난대수목원, 시각장애인을 위한 손으로 보는 식물원, 수생식물원, 습지식물원, 외국 수목보존원, 식용식물원, 약용식물원, 침엽수원, 활엽수원, 고산식물원 등 1,100㏊의 드넓은 공간에 조성된 15개의 전문전시원으로 나뉘어 있다. 멸종위기동물의 유전자를 보호하고 연구하는 기능의 동물원에는 세계적 희귀동물인 백두산호랑이 세 마리를 비롯하여 늑대와 반달곰, 독수리 등의 귀한 동물들이 최적의 자연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산림자원과 임업 생산물을 전시하는 산림박물관과 전용 표본을 보존하는 산림생물표본관도 자리한다.

산림 동물원을 한 바퀴 돌아내려 오면 전나무 숲황철쭉황철쭉길이 이어진다. 이 길로 이어지는 산책로 1.7km는 국립수목원의 보석 같은 공간이다. 서울 근교에 이렇게 근사하고 큰 숲이 있나 싶을 정도로 울창하다. 1927년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의 종자로 조림한 숲으로, 수령이 80년이 넘는다고 한다. 피톤치드가 마구 뿜어 나올 것만 같은 울창한 숲길을 따라 다양한 야생동물도 보고 전나무 숲길도 산책할 수 있다. 500m 남짓한 길이지만 걷는 동안 호흡이 제법 깊어진다. 수목원을 제대로 즐기려면 수목원 해설을 들어보는 것이 좋다. 수목원 해설은 캐나다 국기에 새겨지고 메이플 시럽의 원료가 되는 사탕단풍, 활명수의 원료로 사용되던 현호색 등 수목원 곳곳에 식재된 꽃과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동절기 오후 5시)까지 매시 정각에 방문자센터에서 출발한다. 개인적으로 둘러보고 싶다면 방문자센터에서 ‘수목원 자동 해설기’를 대여하는 것도 좋다. 수목원 해설을 들었다면 산림 문화 체험도 즐겨 보자. 자연과 산림자원을 이용해 만들기를 해보는 체험으로, 자녀를 동반한 가족에게 제격이다.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한지공예, 천연염색, 클레이아트 등 여덟 가지 체험이 요일별로 진행된다(요일별 프로그램과 체험비는 홈페이지 참조). 토요일 오후 2시에는 임신부와 배우자가 참여할 수 있는 숲 태교 프로그램이 열리는데, 제법 인기가 많다.

화요일에서 토요일까지만 개방되는 수목원의 모든 공간은 사전 예약을 통해서만 둘러볼 수 있으며 특히 동물원은 안내인의 동행으로 하루 2회(10시 30분, 14시 30분) 관찰할 수 있으니 시간을 잘 맞춰 찾는 것이 좋겠다. 엄격하게 제한되는 습한 곳에 서식하는 고사리도 찾아볼 수 있다.습한 곳에 서식하는 고사리도 찾아볼 수 있다.수목원 관람이 조금

 

은 불편할 수 있겠지만 어쩌면 우리 세대가 후대에 물려줄 수 있는 마지막 원시자연림의 공간이 될 수 있는 이곳은 즐긴다는 생각보다 함께 살핀다는 생각이 더욱 필요할 것이다. 아쉬움은 수목원 주변의 아름드리 침엽수 사이로 이어가는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로 달래보자.

피톤치드를 마시며 산림욕을 할 수 있는 숲길피톤치드를 마시며 산림욕을 할 수 있는 숲길

 


Tip (전나무숲을 울창하게 표현하는 세 가지 방법)

울창한 숲 촬영은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가 제격
울창한 숲을 촬영할 때에는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 한적한 시간대를 골라야 한다. 대낮을 피하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다. 한낮의 햇빛은 강렬하고 딱딱한 반면, 이른 아침과 늦은 오후의 빛은 부드럽기 때문에 보다 이상적인 숲 사진을 담기에 유리한 시간대다. 한적해서 좋고 빛이 부드러워서 좋고 그림자가 길어서 좋고 무엇보다도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이 분명해서 좋다. 빛의 따뜻한 색조가 감성적인 분위기를 더해주기 때문. 인파가 없는 이른 시간의 전나무 숲길 또한 역시 제법 훌륭한 소재가 될 수 있다.


투과광 아래서 나무줄기를 활용해 방사선 구도로 촬영한다 
전나무가 여름의 햇살을 받아 하늘로 향해 쑥쑥 성장하는 것 같은 상쾌함을 표현하고자 했다. 위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광각 렌즈의 왜곡을 살려 방사선 구도로 잡았다. 이러한 경우는 조리개를 F8∼F16까지 가급적 조여 화면 전체가 또렷하게 나오도록 피사계 심도를 깊게 하는 팬포커스 촬영이 적당하다.

 

 


 

보다 명확하게 강조하려면 세로 구도로 찍는다
주역의 역할을 할 나무를 중앙에 명확하게 정하고 배경의 나무와 대비시켜 주제를 돋보이게 하려면 세로 구도로 촬영하는 것이 좋다.
나무의 규모감과 존재감을 강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수직선을 한가운데 두었다.


 

Travel Information

주   소 :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광릉수목원로 415
문   의 : 031-540-2000 / 홈페이지 :
www.kna.go.kr
이용료 : 성인 1000원, 청소년 700원, 어린이 500원
입장 시간 : 4월~10월 (오전 9시∼오후 5시), 11월~3월 (오전 9시~오후 4시)

기   타 : 국립수목원은 사전예약제로 홈페이지에서 반드시 예약을 해야만 입장할 수 있다. 화요일에서 토요일까지만 개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