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연금을 나무로 준비한 사람들
우리가 아는 CEO 중에서는 나무의 소중함을 이미 알고 실천에 옮기는 사람들이 많다.
방일석 올림푸스코리아 대표도 그 중 한사람이다. 경기도 용인 전원주택단지 발트하우스 정원에 심어진 나무들인 방 대표가 직접 구해온 것들이다. 주말에 용인이나 양지, 이천 등지에 골프를 하러 가는 길에 맘에 드는 꽃이나 나무가 있으면 꼭 구해온다. 마당 안 소나무와 목백일홍 등이 그것들이다. 방 대표의 식물사랑은 삼성전자 일본 주재원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3년부터 7년동안 일본에 살면서 작은 앞마당을 가꾸는 재미에 푹 빠졌다.
새로 마련한 서울 삼성동 신사옥 옥상에는 정원이 들어서 있고, 부서별로 화단을 지정해 가꾸도록 하고 있다. “300여개의 화분과 물을 줄 수 있는 스테인레스 컵을 전 직원들의 책상위에 놓아준 적이 있습니다. 두달동안 정성스럽게 가꿔 아름답게 꽃을 피우라는 이메일로 보냈었지요.”
그의 바람은 회사의 외양과 매출도 중요하지만 회사의 가치를 늘리는데 더 역점을 두고 있다. “마치 나무를 가꾸는 것처럼 후배를 양성해야 합니다.”
박은주 김영사 대표는 주말이면 머리를 비우는 일에만 몰두한다. 강원도 인제 용대리에서 태어난 그는 자연과 나무를 워낙 좋아해 집도 경기도 용인 호젓한 곳에 마련했다. 그에게는 텃밭을 가꾸는 것이 최고의 휴식이다. 강맑실 ‘사계절’ 대표의 책상위에는 ‘나뭇잎 도감’ ‘한국의 귀화식물’이 놓여 있다. 그는 숲해설가협회에서 운영하는 6개월 과정을 거치고 숲해설가가 됐다. 2001년도부터는 숲 안내를 할 정도로 매니아가 됐다. “숲은 김훈 선생의 말처럼 집과 가장 가까운 숲이 좋은 것 같습니다. 지금 강화에 살고 있는데 동네 숲이 너무 예 뻐요.”
복진환 아이넷스쿨 사장의 집 앞 마당에는 30여 그루의 나무가 심어져 있다. “ 이 집을 구입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마당에 심어진 나무들이었습니다. 저만의 정원에서 이런저런 나무를 심어 가꾸며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새상에 대한 욕심도 버리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었죠”
20년 넘게 시골에 살면서 자연은 그에게 둘도 없는 친구이자 동무였다. 그가 살던 고향 집에도 많은 나무가 심어져 있었다고 한다. 나무는 그에게 그윽한 향수이자 고향이다.
그는 여러 가지 나무중 소나무를 가장 좋아한다. 가장 관리가 힘들고 값도 비싼데도 말이다.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에서 자만이란 단어를 찾아볼 수 없지요. 백년대계인 교육사업과 닮은 꼴을 하고 있습니다.”
세종병원 박영관 회장은 건축과 문화와 예술이 함께하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 병원 곳곳에 나무도 심고 꽃도 심었다. 몸은 의학적으로만 치료가 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 치료가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다. 한자 문화권이 동양에서 심장의 심은 마음을 뜻한다. 심장과 마음을 함께 치료해야 효과가 있다는 점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는 어려서부터 책 읽기와 만들기를 좋아했다, 그것말고 또다른 즐거움이 있다면 바로 동물과 식물을 기르는 것이었다.
김용규씨는 나이 마흔에 잘나가는 벤처기업 CEO 자리를 버리고 숲으로 들어갔다. 숲처럼 황홀한 삶을 살고 싶어서 였다. 그는 지금 충북 괴산의 한 숲에서 오두막 집을 짓고 산다, 그는 그곳에서 <숲에서 길을 묻다>라는 책을 출간했다.
진수형 한화증권의 대표의 나무 사랑은 유별나다, 그는 결고 여의도가 삭막한 곳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여의도 공원을 자주 찾는다. “ 여의도 공원에만 수십, 수백종의 나무들이 있습니다. 굿모닝신한증권 근처 소나무는 정말 보기 드물게 귀한 것입니다.” 한화증권 실내에는 아뜨리움이라는 휴식공간이 있다. 실내에 있는 대나무, 소철, 고무나무 등이 공간을 더욱 풍요롭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