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한 '600년 괴산 왕소나무' 보존사업 본격 추진
(괴산=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 2012년 여름 태풍으로 쓰러진 충북 괴산 왕소나무(천연기념물 290호)의 보존 작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2일 괴산군에 따르면 지난 11월 6일 최종적으로 고사판정이 내려진 왕소나무를 현지에서 영구 보존하기 위해 이달 중에 보존 방법 등에 대한 설계에 들어갈 계획이다.
괴산군은 왕소나무를 쓰러지기 전 상태로 복원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고 누운 상태로 보존할 계획이다.
이 나무는 600년이 넘은 고령이어서 밑동의 속이 비어 있는 상태다. 사람으로 치면 심한 골다공증을 앓은 셈이다.
더욱이 뿌리도 쓰러지면서 대부분 끊어져 있어 나무를 세우려다 자칫 뼈대 기둥이 추가로 훼손될 우려가 커 군은 이런 보존 방법을 선택했다.
군은 오는 4월께부터 이 나무에 벌레가 기생하지 못하도록 방충처리를 하고 나서 방부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또 태풍으로 쓰러진 뒤 왕소나무를 살리기 위해 설치한 철 구조물과 뿌리 등을 덮어 놓은 흙을 정리하는 등 오는 6월까지 보존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 나무의 내력과 쓰러지기 전의 모습, 태풍 피해를 본 뒤 벌인 소생 노력 등을 담은 관광 안내판도 설치할 방침이다.
이 사업에는 국비와 군비 등 1억원이 들어간다.
문화재청은 보존처리를 마치면 왕소나무의 문화재 지정 해제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괴산군 관계자는 "600여년의 풍상을 견디며 지역의 수호신 역할을 했던 왕소나무를 누운 상태로 보존하게 돼 안타깝다"며 "완벽하게 보존 작업을 해 이곳을 자연 유산 체험·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령이 600년 이상 된 왕소나무는 높이 12.5m, 둘레 4.7m로 줄기가 용이 승천하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 예로부터 '용송(龍松)'이라고 불려 왔다.
그러나 2012년 8월 28일 태풍 볼라벤으로 쓰러진 뒤 기력을 회복하지 못한 채 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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